어룰 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
어룰 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.
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!
보라,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.
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.
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
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.
◎ 어룰 없이 : '어룰'은 얼굴과 대응하는 평안방언이다. '어룰 없이'는 '얼굴 없이'의 뜻이나 문맥상 '덧없이'라고 해석할 수 있다.
◎ 그어 : [동] 그쳐. 그치다. 멈추다.
봄꽃은 대부분 그 잎새들에 앞서서 핀다. 목련꽃이 그렇고, 진달래와 개나리가 또한 그렇다. 이 시의 배경은 봄꽃이 지고, 가지들이 나뭇잎으로 푸르러 가는 철지난 봄이다. 소월은 많은 시에서 가는 봄...